결혼 2년 차, 암 치료 중인데 이혼 고민입니다.
남들에겐 말못한 고민...
결혼 2년차에 31살이고 아이는 없어요.
우연히 건강검진에서 암 전 단계 판정받고
수술해야 하는데 우선 약물치료 받아보고 있어요.
몇 달째 치료 중인데 일찍 발견해서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니지만
약물이 독하다보니 너무 힘들어요.
그런데 이 와중에 절 제일 힘들게 하는건 남편이네요.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질 않아서
다른 남편분들도 그런지 여쭤보고 싶어서 글을 올리게 됐어요.
치료를 받으면 받을수록 더 몸이 버티기 힘들어서
결국 직장도 쉬고있고 집에서 누워만 있어요.
그래도 의지할 곳이라고는 하나밖에 없는 남편인데
정말 아무것도! 아무것도!!! 해주는 게 없고 그냥 신경도 안 쓰네요.
반대로 남편이 아파서 누워있으면
저는 이것저것 검색하고 장 봐와서 체력 보충에 좋고
항암효과에 좋은 재료들로 밥해서 먹이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같이 병원 가주고 할 텐데....
약 한 번을 챙겨준 적 없고 미역국 한번 끓여준 적 없고 병원 한번 같이 가준 적 없어요.
그렇다고 제가 말을 안 한 것도 아니에요.
사람이 누워서 못 일어나는데 미역국이라도 한번 끓여본 적 있느냐고..
대체 챙겨주는 게 뭐가 있냐고 말해도 그냥 흘려들어요.
제 남편은 오히려 저보고 밥해달라 과일 깎아달라
집안일 안 하고 게으르게 누워만 있을 거냐고 말해요.
남편이랑 나이 차이가 10살이나 나서 아이도 빨리 가져야 하는 건 맞는데
제 몸이 이러니 저부터 회복되고 생각하는 게 맞잖아요.
근데 아이는 언제 가질 수 있냐면서 계속 아이 이야기를 꺼내서 사람 미치게 만들어요.
안 그래도 자궁 쪽에 문제가 생긴 거라 아이 얘기는 예민하거든요.
집안일도 좀 해주면 좋은데 그냥 아예 손 놓고 있어요.
제가 몸이 좀 나을 때까지만이라도 집안일에 신경 써주진 못할망정
티브이에 나오는 여자들이랑 비교하면서
저 여자는 아침에 남편 준다고 새벽부터 차 끓이는데
넌 뭐하냐고 비교 나하고....
지금은 임신 생각은 사라지고
이 사람이랑 평생 같이 살 수 있을까 의심까지 들어요.
혼자 사시는 분들이 가장 서러울 때가 아플 때라고 하잖아요.
근데 지금 제가 그래요.
아니 혼자 있는 게 오히려 편할 것 같아요.
같이 사는 룸메이트도 이 정도는 아닐 거예요.
결혼을 하게 되면 누구나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서로에게 맞춰야 하고,
어쩔 때에는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생기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이룬다는 것은
그 이외의 것들에서 더 큰 행복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게 바로 지금 이 순간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얘길 하고
시댁에도 얘길 하고
남편 가족의 친척들에게도 얘길 해서
우회적으로 남편에게 들어갈 수 있게 하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정말 힘든 시기일 텐데
치료 잘해서 조기에 완쾌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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