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벨소리 XX곡으로 해 놓은 아내 - 1부
시댁 벨소리 XX곡으로 해 놓은 아내 - 2부 바로가기
처음엔 ㅁㅊ다고 생각했지만,
읽어가며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연...
와이프는 끝까지 그냥 음악이 좋아서
벨소리로 설정해 뒀을 뿐이라고 합니다만
전 아무리 생각해도 악의가 느껴져서 이곳에 물어봅니다.
와이프는 그룹별로 핸드폰 벨소리를 다르게 해뒀습니다.
저 만나기 전부터요.
이유를 물어봤을 때,
전화벨이 울리면 언젠가부터 업무 전화일까 스트레스 받는 게 싫어서
업무전화, 가족전화, 친구전화 벨소리를 다르게 해놓는다고 했어요.
그렇게 해두니 괜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짧은 순간이지만 없앨 수 있어 좋다구요.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배신감이 큽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희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남동생한테 오는 전화는
가족 전화벨 소리로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처가댁 식구들과 같은 소리였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꽤 웅장한? 느낌의 클래식으로 벨소리가 바뀌었더라구요.
그래서 아내에게 왜 시댁 벨소리는 바꿔 놓았느냐 물으니
바빠서 가끔 전화를 못 받을 때가 있었는데 저희 어머니가 서운해하셔서
엄마가 전화하면 웬만하면 받아주고, 못 받으면 나중에 콜백이라도 해달라고
제가 부탁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댁 벨소리를 다르게 설정해뒀다고 하네요.
그 벨소리 들으면 최대한 빨리 받으려고 노력해 보려구요.
여기서 혹시 저희 어머니가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는 분일까 오해할까 미리 말씀드리는데
저희 어머니는 와이프한테 전화하기 전에 우선 저한테 연락하셔서
할 말이 있는데 지금이나 혹은 0시에 전화하면
며느리가 일하는데 방해되지 않을까 물어보고 전화 거십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엄마가 자주 전화하는 것도 아니고 집안 어른인데
어쩌다 전화 좀 하는 걸 왜 저렇게까지 눈치를 보시나 싶어서
그냥 전화 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긴 했어요.
그런데 막상 아내가 전화를 안받으면 다시 저한테 톡으로
며느리가 전화를 안 받는데 바쁜거냐며 저한테 다시 물으십니다.
그럼 솔직히 저는 좀 화가 났어요.
제가 와이프랑 24시간 붙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전화를 받을 상황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는데
자꾸 저희 어머니가 저한테 눈치 보듯 물어보시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늙어가시는 시어머니 전화 한번 받는 게
그렇게 힘든가 싶기도 하구요.
진짜 자주 안하세요.
제 체감상 한 달에 한번 정돕니다.
그래서 어머니한테 앞으로 나한테 묻지 마시고 직접 전화하시라고,
아내한테 잘 받으라고 말 해두겠다고.
그런거에 눈치 보시 마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화난 거 내색 안하고 그냥 간혹 어머니가 전화하시는 거
잘 받아줄 수 없겠냐고 부탁하듯 말했습니다.
앞에 말했다시피 아내가 일하는 모습을 제가 알지는 못하니까요.
그래서 첨에는 벨소리까지 바꿔 놨다기에
굉장히 아내에게 고맙고 기특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무리 클래식을 몰라도...
듣는 귀가 있고 느껴지는 게 있잖아요.
굉장히 웅장하고, 약간 긴장감마저 느껴지고,
행복한 상황을 표현한 노래는 아닌 것 같았어요.
그리고 아내의 업무전화는 아주 평범한 띠리리링 하는 전화벨 소리고,
친구들과 친정에서 오는 전화도 핸드폰에
기본적으로 있는 다른 벨소리 중에 하나에요.
저한테 오는 벨소리는 저희 결혼 할 때 축가 곡이구요.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좀 이상하더라구요.
그냥 핸드폰에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벨소리 중에
아무거나 시댁식구들로 바꿔 놓으면 그만이었을 텐데
왜 일부러 곡을 찾아서 다운로드 받고, 벨소리로 넣어놨을까...
근데 지난주에 출장 나가면서 졸음이나 쫓으려고 켜 놓은 라디오에서
어떤 클래식 곡 중 ‘장송곡’으로 쓰이는 음악을 진행자가 설명하면서
요즘 인기 드라마나 예능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곡이라
다들 귀에 익숙 할거라며 틀어준 게..
아내가 시댁 식구들 전용으로 설정해 놓은 그 벨소리 인겁니다..
그날 집에가서 아내에게
왜 시댁식구들 벨소리를 장송곡으로 해 놓았느냐고 따졌더니
적반하장으로 내 핸드폰 벨소리 설정하는 것도
저한테 허락받아야 하느냐고 화를 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어디서 소름끼치게 부모님 전화 벨소리를 장송곡으로 해 놓느냐고
내가 장인어른한테 오는 전화 상여 지고 가는 소리로 해놔도 괜찮느냐고 했더니
그런 벨소리로 설정해 놔도 벨소리 울릴 일이 없어서 상관없을 것 같다네요.
언제 장인어른이 저한테 전화하시긴 하냐고.
그러면서 별일도 아닌 거에 열을 왜 내냐며
제 눈 앞에서 자자, 됐지? 하면서
그냥 다른 일반적인 벨소리로 시댁식구 설정을 바꿨어요.
그런데 도저히 제 맘 속에서 화가 가라앉질 않습니다...
도대체 아내한테 뭐라고 말해야 본인 잘못을 깨달을까요?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도
다 원인이 있는 것처럼, 아내의 말을 듣고 싶네요...
댓글이 하나같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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