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친구가 새벽에 나눈 암호 대화의 의미는...
눈물 사연...
남편은 34살, 전 27살 2년차 부부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남편이 자기 고등학교 친구와 나눈 카톡을 보게 되었는데,
도대체 무슨 뜻인지..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어서 마음 졸이다가 이렇게 글 써보아요.
글재주는 없지만, 최대한 읽기 쉽게 써볼게요.
- 지난 일요일에 남편이 고등학교 동창(남자)을 만나고 싶대서 오후 5시쯤 외출
- 새벽 1시 30분쯤 귀가. (전 TV 보다가 아마 열 시쯤 잠든 것 같아요)
- 남편은 피곤하다고 씻고 바로 잠에 들었음
(원래 술 자체를 거의 안하고, 이날도 술 냄새는 전혀 안 났어요)
- 난 남편 핸드폰 패턴을 알고 있음(남편은 내가 아는걸 모름)
- 이상하게 자꾸 찜찜하고 불안해서, 남편이 자고 있을 때 핸드폰을 열어서 카톡을 봄
(패턴은 안지 오래됐지만, 열어본 건 처음이에요)
- 남편과 남편 친구랑 나눈 카톡이 오후 6시쯤?부터 있었는데, 무슨 암호? 은어? 같아서 도저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음(내용은 조금 후에 쓸게요)
남편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지 않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요.
서로 프라이버시를 굉장히 존중해 왔거든요. 그래서 서로 폰 검사 그런 거 해본 적도 없고..
그리고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너무너무 저한테 충실하고 잘해주고 아껴줘서
괜히 무슨 내용이냐고 따져 물었다가 오해였으면 사이가 틀어질까 봐 겁나기도 하고요ㅠㅠ
차라리 그날 폰을 안 봤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도 많이 드는 게 사실이에요.
잊어버리려고 해도 자꾸 머릿속에서 맴돌아서 답답해 죽을 것 같아요...
남편 폰이라 캡처는 못했는데 여러 번 읽어봤고
이틀 내내 계속 계속 머릿속으로 되새김질 한 내용이에요.
일단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써볼게요(대화 순서는 확실하진 않아요)
남편 : 어디?
친구 : 30분 정도. 입장했냐?
남편 : ㅇㅇ넌 다음 타임에 들어와라
친구 : 사이즈는
남편 : 32 25 27 27
친구 : 헐 32는 뭐냐. 32가 뭐준대냐?
남편 : 준다는데 초면에 뭘 받냐
(이쯤에 뭔가 내용이 더 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요ㅠㅠ)
친구 : 쩜오?
남편 : 쩜오였는데 이사로 올림. 다 합의했어
친구 : 32 어떠냐
남편 : 쓸만하네
친구 : 후 달리네 XX(욕설 생략) 나머지는?
남편 : 27 하나는 괜찮음. 25랑 다른 27은 그냥 보통.
(이쯤에도 뭔가 있는데 기억이 잘 안 나요... 붕어ㅠㅠ)
그리고 친구가 도착을 했는지 카톡이 없다가
새벽 1시 20분쯤(남편 도착하기 직전쯤인 듯)부터는 이런 내용이었어요.
친구 : 아 XX(욕설 생략) 오래간만에 제대로 빨렸네
남편 : 그냥 잘 놀았다고 생각하면 되지. 들어가라ㅋㅋ
친구 : ㅇㅇ
부분 부분 기억이 안나는 곳이 있긴 한데 기억나는 대로 최대한 다 썼어요.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도저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결정적으로 불안하게 만든 건 저 '쩜오'라는 단어 때문인데요.
검색을 해봤는데, 유흥업소에서 쓰는 은어라는데...
남편이 친구랑 유흥업소에 가면서 나눈 카톡일까요?ㅠㅠㅠㅠ
전 정말 믿을 수가 없는 게,
연애할 때도 결혼해서도, 세상 남자 다 가도 제 남편은 안 갈 거라고 믿고 있거든요ㅠㅠ
술도 싫어하고 술자리도 싫어하고, 여자 관계도 제가 알기론 깔끔하고(흔한 여사친 하나도 없음)
그리고 분명히 그날 새벽에 집에 왔을 때 술냄새가 전혀 안 났거든요.
제가 후각 예민해서 확실히 아는데, 분명 술냄새가 안 났는데...
아 모르겠어요ㅠㅠ너무 혼란스러워서 정말 속이 타들어가네요.
만약에 남편이 그런 곳에 출입한 게 맞다면 전 진짜 우울증 올 거 같거든요.
여태까지 살면서 제일 잘한 게 이 남자랑 결혼한 거라고 믿어왔고, 아직 그렇게 믿고 있고..
얼마나 아껴주고 예뻐해 주는지 말로 다 설명하기도 어려워요.
그런데 그런 남편이 만약에 그런 곳에 출입을 했다면...
정말 생각하고 싶지는 않은데 자꾸 상상하게 되지만... 그냥
혹시 저 대화가 무슨 내용인지 짐작되시거나 아시는 분 계실까요?
글 써놓고 계속 기억 떠올려봤는데 생각난 게 또 있어요.
타임비를 걷는다? 이런 말 있었고, 친구가 "다 풀타임이냐?" 이렇게 물어본 거 있었고
친구가 "난 뭐 주고 뭐 받냐", 남편이 "정석대로 주고받음 된다"
그리고 친구가 1이랑 3으로 1 3 13 이런 식으로 숫자로만 쓴 게 있었는데
정확히 숫자가 무엇이 어떤 순서로 있었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 1이랑 3만 있었어요
예를 들면 3 13 1 1 이런 식으로 요ㅠㅠ
해석....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즉빵 또는 즉석이라고 불리는 소소한 내기 당구에서 쓰는 용어예요~ㅎ
제가 고스톱을 몰라서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한 점 500원짜리 고스톱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만 알려드리면 누나가 못 믿을 수도 있으니까 한 줄씩 제가 해석해 드릴게요
입장했냐?=그냥 그 즉빵 판에 참석하는 걸 입장한다고 해요
타임=보통 1시간 30분이나 2시간 단위를 1 타임이라고 불러요
사이즈=실력, 수지, 치수(32 25 27 이런 건 국제식 대대에서 치는 분들이 갖는 핸디예요. 쉽게 설명드리면 250이냐 300이냐 400 이런 거고요. 32점이면 프로 직전 단계 정도 수준이고, 아마추어에서는 거의 최상위 클래스 정도고요. 25점은 동네나 구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4~500 정도 수준으로 보시면 돼요)
32가 뭐준대냐?=이건 핸디캡인데요. 32점 같은 초고 수면 하점자들한테 핸디캡을 줘야 게임이 공정하게 진행되겠죠? 이 핸디캡을 주고받는 표현으로 '잡아준다'라고 하는데 흔히 짧게 '준다'라고 해요
초면에 뭘 받냐=그냥 즉빵에서는 '첨 보는 사이엔 다이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그런 의미로 생각하시면 되어
쩜오=이것 때문에 오해가 엄청 커진거 같네요. 즉빵에서 쩜오라는 건 1점당 액수가 1500원이라는 뜻이에요. 이사(24)라는 건 보통 득점(2천 원), 뱅크샷 득점(4천 원) 이런 뜻이고요. 액수가 올라갔으니 올렸다고 한 거예요
32 어떠냐? 쓸만하네=32점한테 잡히긴 하는데 쓸만하다고 표현한 거 보면 누나 남편분도 한 30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짐작해요. 30점은 중대로 따지면 한 7백~1천 점 수준으로 보시면 되요. 후 달린다는 얘기는 상대가 워낙 고점자(32)라 긴장된다는 뜻이고요ㅋㅋ
제대로 빨렸네=친구분은 돈을 잃으셨네요!
타임비=아까 말씀드렸던 1타입니다 당구장에 지불해야 할 금액을 걷는 거예요
풀타임=보통 입장할 때 몇 타임 치고 빠질지 얘기를 하는 게 매너에여. 풀타임이라고 하면 판이 깨질 때까지 친다는 뜻이고요
1313 이런 거=이건 설명이 복잡한데, 핸디를 줄 때 1 뱅크샷, 3 뱅크샷에 얼마씩 줄 것인지 이런 걸 정하는 거예요. 너무 복잡하니까 생략할게 영
더 많은 실화 사연은 아래로 ↓↓↓
'실화! 세상에 이런일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에서 갑자기 어떤놈이 제 가슴을 주물렀습니다 ㅠㅠㅠ (0) | 2021.04.30 |
---|---|
남자 친구 때문에 모텔에 오게 된 이유가... (0) | 2021.04.27 |
저 보고 딴 남자 만나라는 남편, 어떻게 해야 할지...... (0) | 2021.04.26 |
저 곱창집 때문에 파혼했는데 잘한 걸까요? (0) | 2021.04.26 |
전직 스튜어디스가 말하는 스튜어디스의 진짜 꿈... (0) | 2021.04.25 |
댓글